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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9/26 - [Long Season/여행 기록] - 2010년 일본 후쿠오카/가고시마/야쿠시마 여행 01 (출발 ~ 야쿠시마로)
2010/09/30 - [Long Season/여행 기록] - 2010년 일본 후쿠오카/가고시마/야쿠시마 여행 02 (야쿠시마와 미야노우라다케 산행)
2010/09/30 - [Long Season/여행 기록] - 2010년 일본 후쿠오카/가고시마/야쿠시마 여행 03 (가고시마 RETURNZ)

사실 야쿠시마 다음으로 가고 싶었던 곳은 바로 후쿠오카였습니다. 일본에서 음반을 지르고 싶었는데다, 후쿠오카 음반점이 의외로 좋다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이였습니다. 그래서 일정 마지막 날, 후쿠오카에 들러 관광+쇼핑을 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야간 고속 버스를 타고 후쿠오카 텐진 도착한 그 날 아침은 숙소 잡느라 꽤 고생했습니다. 결국 비지니스 호텔에서 자게 됬는데, 더블베드 (...)였습니다. 체크인이 2시여서 아침을 요시노야에서 규동을 먹고, 슬슬 텐진 시내를 돌아다녔습니다. 밥을 먹어도 시간이 정말 남아서 시간 죽이느라 애썼습니다.

처음 들어간 곳은 후쿠오카 쥰쿠도 서점이였는데, 한국으로 말하자면 교보문고나 영풍문고 같은데였습니다. 그런데 특이하게 실내 장식이 은근히 고풍스러웠습니다. 아주 튀는 수준은 아니였는데 책장이나 계산대에서 세월의 흔적이 느껴졌습니다. 여기선 저희 형의 선물로 眞 [에일리언 9] 컴플릿 셋으로 샀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키토 모히로 작품들을 사야 했던거 아닐까라는 생각이 0<-<

쥰쿠도 서점 지하엔 인터넷 카페와 CD점, 그리고 게임 판매점이 있었는데, CD점은 중고와 신품 모두 취급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도 서니 데이 서비스는... 신품 밖에 없더라고요. 가고시마 HMV에선 소녀시대를 봤는데, 여기선 들어가자마자 카라가 절 반겨주더라고요. 한국 걸 그룹에 대한 관심이 괜한 허풍은 아니였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게임 판매점은 중고 서점과 겸해있었는데, 누구나 받아들이는 꿈의 클럽 장식으로 이뤄진 엑박360이 헤일로 리치를 홍보하는 걸 봤습니다. 그때 '헤일로 리치는 누구나 받아들입니다'라는 드립을 정말로 시전하고 싶어졌습니다. 그리고 뱅퀴시 데모. 삼돌이 데모로 플레이 해봤는데, 게임이 전반적으로 미묘하게 가볍다,라는 느낌이였습니다. 조작감 타격감 모두요. 나쁜건 아닌데, UI가 번잡하다라는 느낌도 받은 것 같네요. 옆에선 게이온 그녀들이 열씨미 홍보중...

쥰쿠도 나와서 조금 걸어서 이번엔 츠타야를 갔습니다. 전 음악 CD 렌탈하는데는 여기서 처음 봤습니다. CD 렌탈은 커녕 판매조차 보기 힘든 한국에 있다가 이런 렌탈 가게를 보니 꽤 신기했습니다. 물론 DVD/만화 렌탈도 했는데 종류가 상당히 다양한데다 이럴땐 이런 영화 어떨까요? 식의 추천 코너도 있어서 찾아보기 편하더라고요. 여기서 잠시 일본판 DVD 뒷커버 성우 캐스팅을 보면서 시간을 때웠습니다. CD/DVD 판매도 했는데 똑같은 설명은 생략합니다.

길을 가다가 타워 레코드가 나왔지만 문을 열려면 또 기다려야 했기 때문에, 일본식 라면을 먹으러 갔습니다. 이치메이 라면집이라는 곳인데... 여행 기간 동안 가본 음식점 중에서 가장 특이한 곳이였습니다. 입구에서 주문할 음식을 자판기에서 뽑은 뒤, 면회소 같은 창구에 앉아서 라면 스타일을 결정하고 라면을 기다리다 나오면 먹습니다. 흔히 라면과 규동을 일본식 패스트푸드,라고 그러는데 요시노야와 더불어 옛 일본인들이 어떤 식으로 일본식 패스트푸드 소비하는지 대충 알 수 있었습니다. (그렇다고 일본인이 된 듯한 느낌은 아니고;) 라면 맛은 맛있었습니다. 짜고 느끼하긴 했지만, 한국에서도 일본 라면을 먹어본 적이 있는지라 적응은 되더라고요.

후쿠오카 타워 레코드. 3층 짜리였는데, 3층은 DVD 샵이여서 과감히 패스했고 1,2층은 정말 굉장했습니다. 1층은 일본 음악을 팔고 2층은 해외 음악을 팔던데, 양이나 정리 해놓은게 빈틈을 보이지 않더라고요. 석원 님이 몇 번 언급하신 적 있는 '어른의 록'라는 잡지 (맞나?) 특집용 6-70년 올드 로크 코너부터 시작해 새로 나온 해외 인디 신보, 자국 밴드들 싱글과 앨범, 과거 유명했던 일본 뮤지션들의 명반들까지 다양한 음반들이 수북히 쌓여져 있었습니다. 여기서 잠시 이성을 잃고 지를뻔했으나, 중고 음반을 생각하고 마음을 다 잡았습니다.

그런데 여기도 아라이 유미 히코우키 쿠모가 없었습니다. 심지어 신품이였는데도 품절 상태였습니다.

젠...젠장.  일본놈들, 내가 오는 걸 알고 히코우키 쿠모 다 숨겨놓고 없다고 말하는거 아니야?
딱 이런 심정이였습니다.

호텔 체크인하러 돌아가 짐을 풀고, 삼촌은 남고 저 혼자 석원 님에게 (정말 석원 님에게 감사드립니다. 추석에 초면에 전화로 두 번이나 전화를 했는데도 친절하게 응대해주셨습니다.) 얻은 후쿠오카 음반점 탐방을 나섰습니다. 먼저 간 곳은 그루빈 본점인데 여기는 좀 많이 해멨습니다. 결국 안 되겠다 싶어서 커플을 잡고 물어봤더니, 그 커플이 직접 길을 안내해주더라고요. 좀 멀더라고요; 20분 걸렸나 그랬을 겁니다.

그루빈 본점. 의외로 길쭉한 가게였는데 (크기는 향보다 큰 수준?) 타워 레코드가 번쩍번쩍한 느낌이였다면, 그루빈은 소박하면서도 덕 포스가 강한 느낌이였습니다. 그러니까 타워 레코드가 힙스터이시하다면, 그루빈은 덕후스럽다고 할까요? 주인 아줌마 귀찮게 하면서 (민폐는 절대 아니고 뭐뭐 있냐고 물어보는 정도.) 위시 리스트 물품을 마구 찾았는데 결국 나온 건 유카단 (憂歌団), 소카베 케이이치 밴드, 오오타키 에이이치 정도 였습니다. 유카단은 좀 비싸게 불렀고, 오오타키 에이이치는 처음에 살려고 했다가 일정 금액 이상 아니면 카드가 안 되는 바람에 (...)  결국 소카베 케이이치 밴드만 겟하고 나왔습니다.

얻는 걸 얻지 못해서 걸어서 후쿠오카 북오프 분점에 들어갔습니다. 여기도 1순위는 없었는데, 살롱 뮤직의 매쉬 앨범이 있더라고요. 평소에 듣고 싶었던 앨범인지라 겟 했습니다. 이땐 뭐랄까 정신이 홀린듯한 느낌이였습니다. 츠타야 분점도 갔지만 성과는 동일.

보더라인 레코드. 개인적으로 그날 방문한 일본 레코드 샵 중에서는 가장 재미있었던 곳이였습니다. 가게 자체는 그루빈하고 비슷한 중고 음반 상점이였습니다. 다만 해외 중고를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곳이였는데, 여기서는 좀비스의 [Odessey & Oracle]와 토드 런그렌의 [Something/Anything?] (24bit 리마스터 종이 자켓반)을 구했습니다. 계산하면서 주인장하고 이야기를 좀 나눴는데, 역시 음악은 만국 공통어라는 걸 깨닫게 되었습니다. 다만 나중에 집에 와서 찾아 보니 서니 데이 서비스도 취급하고 있었는데 그땐 몰랐습니다 (... 이게 다 일정 때문입니다.

티르코 마켓도 갔는데 여긴 오피스텔이 있던 중고 디깅 전문 샵이더라고요. DJ들이 좋아할법 하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딜가나 음반 가게 주인들은 뭔가 범상치 않은 포스를 뿜고 있다는 진리도 알게 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들른 곳은 PARKS였는데, 전철 타고 이동했습니다. (정말 운이 좋게도 500엔이 있어서 하루권을 끊었습니다.) 다른데보다 동네 레코드 샵 같다는 느낌이였는데 (그래도 퍼플레코드 정도 됩니다.), 여기서도 득템 실패. 여기서 왜 득템 하는데 실패했는지 알게 됬는데, 딴건 없고 인기가 좋아서였습니다. 아라이 유미는 코발트 아워가 있었지만 히코우키쿠모가 아니여서 포기.

그리고 타워 레코드로 돌아와 열받아 노 에이지 신보 일판을 지르고 말았습니다. 신품 가격은 언제나 그랬듯이 비쌌지만그래도 서니 데이 서비스보단 싸! 젠장! 그동안 고생한 나에 대한 선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제가 먹으려음반을 지르려고 간 게 아니고, 소유한 돈도 정말 적었기 때문에 (그나마 용돈 땡겨서 써도) 막상 일본 와서도 제대로 지르질 못했습니다. 일본 여행 가면 마구 지를 줄 알았는데 그렇지도 못하더라고요. 돈을 벌고 있는게 아니니 당연한 현실이겠죠. 그래도 그 제한된 돈 내에서 정말 만족스러운 음반을 고르려고 노력했는데 집에 와서 들어보니 다행히 틀린 선택을 하지 않아서 안심이 됬습니다. 다만 후쿠오카가 넘버 걸 같은 밴드나 시이나 링고를 배출한, 로컬 씬으로도 나름 명망이 있는 곳인데 그런 부분을 느끼지 못해서 아쉬웠습니다. 체력적으로 후달려서 음반점 사진을 많이 찍지 못한 것도 아쉽고요.

그렇게 호텔로 백해서 저녁을 먹고 잤습니다.

다음날은 요시노야에서 밥을 먹고 페리를 타러 항구로 갔습니다. 가다가 만다라케 보고 '아 저기 가볼껄'이라는 생각을 했지만 숙소하고 너무 멀어서... 이번엔 고속선이 아니라, 유람선를 타고 갔는데 개인적으로 고속선을 돌려줘!라고 말하고 싶었습니다. 배 자체는 정말 좋았는데, 거기서 또 멀미했거든요 -0-;; 그런데 사람이 정말 많더라고요. 일본에서 놀려온 한국인 대학생부터, 한국인 아줌마 관광객, 일본인 관광객, 심지어 일본에서 한국으로 건너와 관광하려는 서양인 관광객도 있었습니다. 멀미하긴 했지만 그래도 별탈 없이 부산에 도착했고, 그렇게 제 첫번째 일본 여행은 그렇게 끝났습니다.

일본에 대한 제 소감을 적어보자면...

일본은 모든게 철저히 정리정돈된 나라라는 느낌이였습니다. 아파트나, 일반 주택이나, 길이나, 가게나 모든게 찾기 쉽게 정돈되어 있었습니다. 마음에 들었냐고요? 어느 정도는요. 확실히 정돈되어 있으니 관광하기엔 정말 편하더라고요. 길거리의 사람들도 굉장히 친절하게 대해서 후쿠오카에서도, 가고시마에서도, 야쿠시마에서도 원하는 장소도 잘 찾아다녔습니다.

하지만... 뭐랄까 뭔가 억눌려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니깐 한국에서 느낄 수 없는 답답한 무언가가 느껴졌다는 느낌. 지나치게 잘 정돈되어서 작위감이라는게 느껴졌달까요. 이런 식으로 짧게 여행하는 건 괜찮지만 평생 거기로 살라면 좀 답답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물가가 조낸 비싸! 일본산 만화나 게임을 하면서 느꼈던 일본 문화의 정체를 좀 더 알 수 있었다고 할까요. 이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고 말하고 느끼는가를 경험한다는 점에서 꽤나 이색적인 경험이였습니다.

그 외 해외 문물을 자기 것으로 체화한 풍경 (큐슈, 그것도 메이지 유신 때 중심이였던 사쓰마에서도 준거지를 갔으니 그 현상이 두드러진 걸지도 모르겠습니다.)을 보면서 꽤 신선한 쇼크를 받기도 했고, 야쿠시마에서는 오래간만에 고생하면서 자연의 풍광 (개인적으로 등산 좋아하지 않는데도 정말 좋았습니다.)을 느낀 것도 좋은 경험이였습니다. 정말 큐슈 구경은 제대로 하고 왔습니다.

다음에 일본에 가본다면 도쿄를 가고 싶네요.
2010/09/26 - [Long Season/여행 기록] - 2010년 일본 후쿠오카/가고시마/야쿠시마 여행 01 (출발 ~ 야쿠시마로)
2010/09/30 - [Long Season/여행 기록] - 2010년 일본 후쿠오카/가고시마/야쿠시마 여행 02 (야쿠시마와 미야노우라다케 산행)

가고시마여, 나는 돌아왔다! - giantroot

가고시마는 1편에서 적었듯이 야쿠시마 가기 전에 잠시 들렀는데, 후쿠오카 가기 전에 잠시 들러보자,라고 큰외삼촌이 말하셔서 리턴했습니다. 뭐 하룻밤 묵은 건 아니고, 반나절 동안 있었습니다.

짐을 락커에 넣고, 가츠돈 가게에서 가츠돈을 먹었는데, 좀 기름지고 느끼하더라고요. 양도 의외로 많았고. 일본 음식이 양 적고 담백하다는거 그거 다 구라입니다. 달달하고 짜고 그래요. 아무튼 정말 배부르고 맛있어서 저녁 안 먹어도 버틸만 하더라고요.

가고시마 역 주변 아케이드에서 쇼핑을 했는데, 술집에선 까날림하가 추천한 고구마 소주와 일본주 (...토쿠베츠 준마이가 아니라 주인장이 추천하는 술로 샀는데 알고 봤더니 가장 하찔이더라고요. 술에 무지해 일어난 참사.)를 샀습니다. 음반 가게 다시 들렀는데 역시 여기엔 내가 구하는게 없다는 결론을 다시 내릴 수 밖에 없었습니다. 주변 소프트뱅크에서 건프라 휴대 전화 예약 받는 것도 봤습니다.

게임 가게도 들렀지만 당연히 안 샀고, 대신 야쿠시마에서 잃어버렸던 오덕 패기를 마음껏 충전했습니다. 제가 갔을땐 오오카미 DS판이 나와서 열씨미 홍보 중이더라고요. 그리고 게이온 그녀들도 PSP로 나온 게임으로 열씨미 오덕들을 유혹 중이였습니다. PC 게임은 못 봤습니다. 아마가미 중고가 나와있는데 의외로 비싼 가격이였습니다.

그리고 가고시마 북오프. 2층으로 되어 있어서 솔직히 기대 많이 했습니다. 하지만... 제가 구하는 것은 끝내 없었습니다. 대신 오쿠다 타미오의 [股旅]와 카지 히데키의 [TEA]을 발견했는데, 후쿠오카 가면 많이 구할 수 있겠지...라는 기대로 포기했습니다. 카지 히데키는 DMC에서 크라우저 님에게 겁탈 (...) 당해서인지 정말 중고 떨이가 심하게 많더라고요. 게다가 가격도 500엔. 심지어 후쿠오카에도 있었습니다. 후쿠오카에서 볼땐 너무 불쌍해서 하나 살까 (...)라는 생각도 들더라고요.

그 외 성우 모리카와 토시유키라던가 레진님이 격하게 쎾쓰사랑하는 아스카 안의 사람이 낸 앨범도 찾아냈는데, 표지들이 이거 뭐 수치 플레이도 아니고... 수준의 퀄리티더라고요. 물론 피시만즈도 열씨미 수치 플레이 중이였습니다. 그리고 아니메 코너에 헤타리아 관련 상품이 떡하니 있어서 기분이 살짝 나빠졌던 기억이 나네요. AV 코너도 있었습니다. ...뭔가 격리 수용소 같은 포스가 느껴지더라고요.

오락실도 갔는데 큰북 하려고 했다가 100엔 해서 포기했습니다. 그런데 파칭코 엄청 많더라고요. 파칭코국이라 이름 바꿔도 아무도 이의 걸지 않겠다,라는 생각을 잠시 했습니다. 중간에 뭔가 거대한 고건물이 있어서 설레였지만... 별거 아니더라고요.

가고시마는 전반적으로 고풍스러운 느낌이였습니다. 그런데 교토처럼 和식으로 고풍스러운게 아니라, 서구적으로 고풍스러웠는데 그 절정은 아마 가고시마 텐몬관 아니였을까 싶습니다. 텐몬관은 가고시마 중심 아케이드인데, 저번 학기에 학교에서 배웠던 벤야민의 아케이드가 고스란히 재현되어 있었습니다. 이런 느낌의 건물은 한국에서 볼 수 없어서 참 신기했다고 할까요. 게다가 기념품 상점에선 양과자를 자신들의 전통으로 내세우더라고요. 그래서 참 언밸런스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역사적으로 큐슈 지방은 메이지 유신의 중심 지역이였다고 합니다. (안 그래도 가고시마 거리엔 메이지 유신의 인물들을 기념물들이 보이더라고요. 제가 갔을땐 NHK에선 사카모토 료마 마지막 회를 하고 있었습니다. 사이고 다카모리 캐릭터 상품들도 있었는데 그건 솔직히 보니깐 배알 꼴리더라고요 (...) 역시 한국인의 피엔 일까의 기질이 흐르고 있어!) 자연히 별로 좋은 감정 없는 혼슈 지방의 문화-큐슈는 일본 구석에 위치한데다, 메이지 유신 이전엔 혼슈만이 일본이였다고 합니다-보다 최첨단의 서구 문물을 수용해왔고, 그걸 중앙으로 퍼트려 지금과 같은 서구 추종과 열폭의 일본을 탄생시킨거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가고시마의 텐몬관은 그 흔적들 중 하나고요.

DVD/동인지 가게도 들어가봤습니다. 1층은 평범한 DVD 섹션였습니다만... 문제는 2층 동인지/AV 섹션. 아무리 제가 쎾쓰!에 관심이 많은 건강한 남성이라지만, 도저히... 에... 못 올라가겠더라고요. 벽면에 민망한 동인지가 주르르륵... 왠지 올라가는 순간 인간이길 포기하겠습니다를 선언하는 것 같은 기분이여서 그대로 뒤돌아 도망쳐나왔습니다. 전 아무래도 덕후가 아닌가봐요 어헝 ㅠㅅㅠ 여기만 해도 부끄러운데 아키하바라는 어떤 느낌일까요! 수치 플레이?

이렇게 마구 돌아다니고도 (심지어 삼촌이 돈 아끼자고 해서 버스도 안 타고 걸어다녔습니다!) 시간이 한창 남아서 3시간이나 역에서 멍 때렸는데... 할게 못 되더라고요. 정말 지루해 죽는 줄 알았습니다. 아이폰은 전지 아끼려고 일부러 쓰지 않았기 때문에...

그리고 밤 11시 40분에 후쿠오카 가는 야간 고속 버스를 탔습니다. 이 야간 고속 버스도 좀 재미있었습니다. 2층 구조로 되어 있었는데, 1층엔 화장실엔 있더라고요. (이번에도 좌석이 화장실 앞이였습니다.) 좌석도 일반 버스와 달리 가로세로 3줄 자기 편한 좌석으로 되어있었습니다. 심지어 발 뻗는 것도 가능했습니다. 좀 피곤했는지, 중간에 멈출때 제외하곤 정말 잘 잤습니다.
 
사실 후쿠오카 편까지 다 쓰려고 했는데, 여기서 커트합니다.
2010/09/26 - [Long Season/일상/잡담] - 2010년 일본 후쿠오카/가고시마/야쿠시마 여행 01 (출발 ~ 야쿠시마로)
2010/09/30 - [Long Season/여행 기록] - 2010년 일본 후쿠오카/가고시마/야쿠시마 여행 03 (가고시마 RETURNZ)
2010/10/02 - [Long Season/여행 기록] - 2010년 일본 후쿠오카/가고시마/야쿠시마 여행 04 (후쿠오카, 終)



일본에 도착한 이후부터 야쿠시마에 간다고 하면 일본인들이 동경의 눈으로 보더라고요. (농담 안 하고, 입국 사무소에서 야쿠시마 간다고 했더니 '부러운 새퀴'라는 눈빛으로 보더라고요.) 어디서 들은 이야기인데, 일본인이 죽기전에 가봐야 할 곳이라고 하던데... 그네들에게 야쿠시마는 한국의 지리산과 같은 위치인가 봅니다.

야쿠시마 첫번째 날. 그래서 전편에 가고시마에 떠나 야쿠시마에 도착했습니다. 신기하게 뱃멀미는 안 했습니다. 우선 야쿠시마에 도착해서 놀란거라면... 여기 오는 사람이 정말 많더라고요. 제가 알기론 이때 딱히 일본에 휴가철이 아니였는데도 일본인들이 우르르 몰려들더라고요. 나중에 등산할때도 사람이 많아서 줄까지는 아니더라도 중간중간 멈춰서야 했습니다. 휴가 같은걸 끼얹나? 외국인도 간간히 보였습니다.

거기다 야쿠시마 자체도 의외로 오지가 아니더라고요. 섬 외곽으로 잘 닦여진 도로가 나 있었고, 도착했던 미야노우라다케는 그럭저럭 지방 소도시의 뽐새를 갖추고 있는 곳이였습니다. 섬 외곽을 도는 버스도 텀이 길긴 하지만 다니고 있었습니다. 첫날 묵었던 안보는 그 정도는 아니지만 무려 모스버거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창가협회 야쿠시마 지부도

전 제 인생이 참 운으로 흘러간다는 생각을 종종 하곤 했습니다. 대학도 그렇고, 뭐 여러가지로 말이죠. 그런데 그 운이 야쿠시마 안보에서 다시 발동했습니다. 숙소를 잡으려고 관광 안내 센터에 맡겨서 하나 잡았는데, 그 숙소가 '미야자키 하야오가 야쿠시마에 촬영 탐방 왔을때 묵었던 숙소'였던 것이였습니다.

당연히 떡실신했습니다. 야쿠시마 여행을 하게 된 큰 동기가 미야자키 하야오 슨샘이였는데, 그 슨샘이 거쳐갔던 곳에 정말 우연하게 오게 되다니! 정말 흥분했습니다. 게다가 숙소도 가격대비 성능이 굉장히 좋은 곳이여서 전반적으로 만족했습니다. 첨언하자면 주인 아주머니의 도시락이 정말 맛있습니다. :) 혹시 야쿠시마 가게 되신다면 꼭 가보시길 바랍니다.

도착한 날은 짐 정리로 시간을 다 보냈습니다. 준비하려고 슈퍼에 갔는데, 거기서 야쿠시마 마스코트를 봤습니다. 큰북의 달인과 많이 닮았습니다. 다음 날 본격적으로 등산하러 갔습니다.

등산 첫번째 날. 이 등산이라는 것도 처음부터 1800m을 오르는게 아니라, 택시를 타고 1300m까지 올라가서 시작합니다. 그래서 아침 일찍 출발했습니다. 중간에 나무도 찍고, 해 뜨는 것도 찍었습니다. 아 가다가 일본원숭이도 봤습니다.

등산... 등산 말이죠. 올라가는 건 의외로 그렇게 힘들지 않았습니다. 저희 큰외삼촌 목적이 야쿠시마 사진 찍는 것여서 꽤나 쉬엄쉬엄 올라간데다, 올라가는 등산 길도 그렇게 험하지 않았거든요. 날도 의외로 괜찮았고요. 다만 경사가 심한데다 능선도 없이 거의 상승 곡선이여서 에너지 소비가 꽤나 막심했습니다. 게다가 침낭, 이거 계속 떨어지려고 해서 이거 신경 쓰느라고 꽤 고생했습니다.

가다가 하나노에고가 보였는데, 여기가 정말 절경이더라고요. 아무것도 안 보이는 산 속을 올라가다가 갑자기 탁 트인 늪지에 야쿠시마 사슴이 무심한듯 시크하게 풀을 뜯어먹고 있는 풍경이 상당히 신선했습니다. 중간에 컵라면을 점심으로 먹고, 계속 올라갔습니다. 미야노우라다케는... 의외로 썰렁했습니다. 정상에 일본인들이 버린 쓰레기 봉투 보고 사람 사는 곳은 의외로 다들 비슷하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됬습니다. 그래도 정상다운 카리스마(?)은 있더라고요.

올라가면서 느낀건데 산에 물이 정말 풍부했습니다. 물이 여기저기서 졸졸졸 새어나와서 작은 하천을 이루고 있는게 상당히 독특하더라고요. 그럭저럭 다양한 산들을 봤지만 정말 여기 미야노우라다케처럼 물이 풍부한 산은 처음이였습니다. 현지인들은 '야쿠시마는 368일 매일 비 (웃음)'라고 그러던데 과연 물 하나는 정말 많더라고요. (야쿠시마 산들은 봉우리가 많은 편인데 (산 줄기에 봉우리가 5개나 됩니다.), 가장 높은 봉우리가 미야노우라다케여서 대략 미야노우라다케만 가도 아쿠시마 등산 관광은 끝낼수 있습니다.)

올라가는 건 무사히 끝났는데, 문제는 내려가서 산장에 가는 것. 아까 적은대로 체력 소모가 심한데다 해가 엄청 빨리 지는 바람에 길(게다가 엄청 길어!)이 안 보여서 ㅠㅠ 주변에 사람도 없고 ㅠㅠ 정말 막판엔 울 뻔했습니다. 간신히 안 울었지만, 그 당시 정말로 저나 삼촌이나 정신적으로 굉장히 몰려있었습니다. 산장에 도착하니깐 '살았다'라는 말이 절로 나오더라고요. 사실 가려고 했던 산장은 신 다카즈카 산장이 아니라 그냥 다카즈카 산장였습니다. 하지만 날이 너무 어두워진데다 무엇보다 힘들어서 더 못 가겠더라고요. 결국 밥도 안 먹고 그냥 산장에 쓰러져서 자버렸습니다.

등산 두번째 날. 너무 오랫동안 자서 7시에 일어났는데, 처음엔 걷는 것도 힘들어 죽겠더니 나중엔 좀 나았습니다. 간신히 몸을 추스려 화장실 가려고 텐트장을 가로지르고 있었는데 갑자기 산 속에서 사슴이 내려와서 바로 제 옆에서 풀을 뜯어먹더라고요. 게다가 아주 무심한듯 시크하게 말이죠. 하나노에고 사슴도 충격적이였는데 이 신 다카즈카 사슴은 거의 제 인생을 바꿔놓을 정도로 강렬했습니다.

첫 날 잠시 봤던 일본원숭이도 제대로 봤습니다. ...정말 빠르더라고요. 게다가 하필이면 원숭이들의 파벌 싸움 (...) 여서 같이 밥 먹던 일본인들도 ㅋㅋㅋ거리며 관람했습니다. 한국 산행에서는 동물 보기 정말 힘든데, 야쿠시마에서는 인간이 나하고 무에 상관? 난 내 밥을 먹을꺼야! 라는 태도로 눈 앞을 지나가는 동물을 흔하게 볼 수 있었습니다. 자연 관리의 현장을 바로 보고 있는 느낌이였습니다. (그래도 후미진 곳에 찌른내라던가, 정상 쓰레기 봉투 같은 허점도 있지만.)

죠몬스기로 내려가는 길은 힘들었습니다. 전 정말 산 내려가는거엔 잼병인데, 무거운 걸 들고 살짝 험한 길을 내려가려고 하니 체력이 딸리더라고요. 게다가 사람들이 우수수 몰려들어서 그거 기다리는데도 시간이 많이 걸렸습니다.

죠몬스기... 이거 말로 설명하기엔 정말 엄두가 안 납니다. 등산길에 굉장히 많은 나무가 놓여져 있었고, 어느정도 익숙해졌는데... 그 많은 나무가 그냥 커피라면 죠몬스기는 프리미엄 TOP입니다. 농담 안하고요. 혹시 보러 가신다면 망원 렌즈 꼭 들고 가시기 바랍니다. 저도 아이폰에 담으려고 했다가 실패했습니다.

죠몬스기도 대단했지만, 윌슨 그루터기도 그 못지 않았습니다. 대략 죠몬스기 스케일의 나무의 그루터기라는 느낌인데 거의 기진맥진한 상태였지만 정말 필사적으로 그 느낌을 느껴보려고 했습니다. 정말 안 하면 평생 후회할 것 같더라고요. 그루터기 안에는 물도 흘러나옵니다! 거기서 더 내려가서 모노노케 히메 배경이 된 숲도 들렀는데 여기도 좋았습니다. 모노노케 히메를 본지도 오래됬지만 보는 순간 모노노케 히메의 그 장면이 불현듯 떠오르더라고요.

야쿠시마 등산 중에서 정말 힘들었던 고비가 있었는데, 하나는 첫째날 밤이였고 또 하나는 그 모노노케 히메 배경의 숲에서 내려가서 시라타니운수계곡길이였습니다. 그 전에 지나온 철길이 거의 평탄한 직선 길이여서 갑자기 다시 등산을 하려고 하니 정말 죽을 맛이더라고요. 게다가 버스 시간에 맞춰야 한다는 강박관념 때문에 더욱 힘들게 느껴졌습니다. 중간에 가다가 너무 힘들어서 잠시 눈을 돌렸더니... 으악! 뱀이다! 그땐 정말 다시 울 뻔했습니다. 한국에서도 못 본 뱀을 일본 등산 와서 보다니 얼마나 정신이 나갔더니.... 다행히 그 뒤론 뱀이 나오질 않더라고요. 시라타니운수 산장 오니 그나마 할만했습니다.

어쨌든 시라타니운수 산장에서 밥을 먹고 무사히 버스 타는데 까지 내려왔습니다. 시라타니운수 폭포도 멋지더라고요. 여기서도 운빨이 발해서 도착하니 비가 본격적으로 내리더라고요. 게다가 버스도 딱 10분 후 도착... 정말 누군가가 저에게 운 커맨드를 걸어준게 틀림없었습니다.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정말 감사의 말씀 전해드리고 싶습니다.)

본디 일정은 이 이후로도 잔뜩 있었으나... 큰외삼촌이나 저나 너무 힘들어서 (...) 다 취소해버리고 (미야노우라다케 예약한 숙소도 취소해버렸습니다. 그 때문에 전 관광 센터에 한소리 들었습니다.) 미야노우라다케에서 특산물 쇼핑하고 야쿠시마 박물관 관광하는 것으로 대체했습니다. 숙소로 돌아갈땐 아이리스를 사랑하는 한류 덕후 아저씨가 운전하는 택시를 타고 왔습니다. 이 분과의 대화에서 저는 쿠루리와 서니 데이 서비스, YMO가 아무리 기고 날아도 서전 올 스타즈에 못 이긴다는 일본에서만 통하는 만고의 진리를 깨달았습니다. 정리하고 아무튼 저녁 먹고 잤습니다.

야쿠시마 마지막 날. 착오로 인해 너무 일찍 나와서 미야노우라다케 항구에서 시간을 때웠습니다. (여관 주인의 도시락, 정말 맛있게 먹었습니다.) 큰외삼촌은 미야노우라다케 주변을 마구 찍으러 돌아다니고, 저는... 저는 항구 터미널에서 잉여잉여거렸습니다. 그리고 배를 타고 가고시마로 돌아왔습니다.

본디 거북이 산란 해변가라던가 (은근히 기대하고 있었습니다.) 치히로 폭포라던가 온천이라던가 그런데 가보고 싶었지만, 등산이 꽤 힘든데다 시간도 빡빡해서 불발로 그친게 너무나 아쉬웠지만 야쿠시마 산행은 힘들었지만 정말 엄청난 경험이였습니다. 9년만의 해외 여행이였는데 그에 걸맞는 추억을 남긴 것 같아서 기뿝니다.

마지막 파트인 가고시마와 후쿠오카는 다음 화에서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2010/09/29 - [Long Season/여행 기록] - 2010년 일본 후쿠오카/가고시마/야쿠시마 여행 02 (야쿠시마와 미야노우라다케 산행)
2010/09/30 - [Long Season/여행 기록] - 2010년 일본 후쿠오카/가고시마/야쿠시마 여행 03 (가고시마 RETURNZ)
2010/10/02 - [Long Season/여행 기록] - 2010년 일본 후쿠오카/가고시마/야쿠시마 여행 04 (후쿠오카, 終)



사실 이번 여행은 정말 갑작스럽게 정해졌습니다. 출발 며칠 전 까지도 해도 "진짜 가는거 맞나?"라는 생각을 할 정도였으니깐요. 하지만 정말 가는 거였고, 추석이 끝난 토요일 저는 부산을 가는 버스를 타고 있었습니다.

부산에 도착해 큰삼촌과 함께 짐을 정리하는 걸로 토요일이 지나갔고, 일요일 아침 일찍 후쿠오카 가는 고속선을 탔습니다. 전 대략 어선처럼 허름한 배에 타는 줄 알았는데, 왠걸 거의 고속 버스 같은 번쩍번쩍한 좌석에 앉아 가더라고요. 배를 탈 기회가 없으니 상상력도 제한되는 것 같습니다. 뱃고동이 정말 사이키델릭하더라고요. 마치 MRI 같은 느낌이였달까? 이래서 사람들이 I'm on a Boat! 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멀미... 했습니다 ㅠㅠ 키미테 붙이고 갔는데 들어가기 전에 바나나 먹은게 화근이였던 것 같습니다. 후쿠오카 내리니 속이 조금 울렁거려서 점심도 별로 먹고 싶지 않더라고요.

후쿠오카 하카다 버스 터미널 가서 표를 사려고 했는데...

직원: 아 9:00 가고시마 고속 버스 표 없어염. 다음 표 12:40 ㅇㅇ
나 & 삼촌: 헐, 그러면 새벽 표 살 수 있나요?
직원: (검색하더니) 그것도 없음 ㅇㅇ
나 & 삼촌: ....

이야기가 조낸 길었지만, 대략 이런 내용을 주고 받고 시간이 걸린 뒤 결국 가고시마 AM 12:40 고속버스를 샀습니다. 그때가 11:00였던가 그랬을 겁니다. 시간이 남아서 하카다 역 북오프에라도 가보려고 했습니다.

...낯선 곳에서 길 찾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뼈저리게 삽질만 하고 왔습니다. 그래도 그루빈 하카다 역 분점은 찾았습니다. 하지만 여기도 별다른 소득은 없었습니다. 서니 데이 서비스 없어, 하츠코이노 아라시? 그게 뭔가요? 아라이 유미 중고? 너님 아라이 유미 없음? 이런 말만 들었습니다. 그래도 블랭키 젯 시티의 BANG!은 있어서 사려고 했다가, 무슨 일 있을지 모르는데 돈 아껴야지라는 생각에 참았습니다.

결국 아무것도 못 사고 하카다 버스 터미널로 돌아와서 예정된 버스를 탔습니다. 고속 버스는 한국 고속 버스하고 비슷했습니다만, 화장실이 있더라고요. 제 자리가 화장실 앞이여서 냄새가 날까 걱정했는데 나지 않았습니다. 가는 동안 자거나 게임하고 뭐 그랬습니다.

가고시마는 정말 잠시 들렀습니다. 역에서 한창 삼촌이 머리를 짜내더니 이부스키 일정을 하루 앞으로 땡겨버렸습니다. 이부스키까지는 전철 타고 갔는데 중간에 피곤했는지 잠시 졸았습니다. 의외로 오래 걸리더라고요.

이부스키는 작은 해안 마을이였습니다. 근처 유스호스텔에서 짐을 풀고, 모래 찜질 하러 갔습니다. 사실 찜질이니 사우나니 그런건 안 좋아해서 안 하려고 했는데, 막상 와보니 안 하고 가면 돈이 아깝겠다라는 생각에 결국 하게 됬습니다.

모래 찜질은 굉장히 답답하고 생매장 당하는 기분이였는데, 그게 플러스로 작용하는게 묘한 기분이더라고요. 유카타 입고 하는데 그것도 독특했습니다. 모래도 일반 모래와 다른 약간 붉은 기운이 도는게 특이했습니다. 다만 워낙 뜨거운 거에 약해서 시간을 다 채우지 못하고 6분 정도인가 그만 두고 나와서 쉬었습니다. 모래 찜질 끝나고 나서는 동네 근처 라면집에 갔는데 소유 라면 먹다가 국물이 너무 짜서 포기해버렸습니다. 궁극의 짠 맛을 느꼈다고 할까요,

다음날 아침 일찍 이부스키 유스호스텔에 나오다가 지갑을 잃어버릴뻔 하고 (찾았습니다.), 이부스키 행 배가 또 만선이 되버려서 가고시마에 어찌저찌 다시 가게 되는 번거로운 일을 겪게 되었습니다. 가고시마 항 버스 기다리는 동안 중고 음반점 (레코드 스테이션) 갔는데, 여기서도 제가 원하는 거 없었습니다 ㅠㅠ 다만 그와 별개로 정말 가게 정리가 잘 되어 있더라고요. 가고시마 같은 도시에서도 이런 음반점을 볼 줄 몰랐습니다. 가게 밖에 포스터도 잔뜩 붙여져 있던데 그 중 하나는 제가 봐도 뭐여?하는 미국 컨트리 뮤지션들이 큐슈 지방에 와서 축제 형식의 공연을 한다고 홍보를 하더라고요. 순간 정말 부러운 감정이 샘솟았습니다.

아 역 내 HMV도 갔는데, 이 블로그 방문객의 절반이 사랑하는 High Places가 일본반으로 팔고 있더라고요.. 서니 데이 서비스 신품을 발견했지만 너무 쎄서 포기했습니다 ㅠㅠ 제가 갔을 당시 소녀시대가 일본 첫 싱글을 내서 그런지, 소녀부스 단독 부스를 만들어 팔고 있었습니다. (린킨 파크도 보이더라고요.) 그 외 (언론 설레발 정도 까지는 아니더라도) 카라, 포미닛 등 다른 한국 걸그룹에 대한 관심이 일본 현지에서도 꽤 느껴져서 한국 열풍은 앞으로도 꾸준하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가장 충격적였던건 가고시마 HMV에도 LP를 가져다놓고 팝니다! LP를 소비할 수 있는 수요층이 가고시마에도 있는가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중간에 철완 버디 DECODE 오프닝, 엔딩 싱글이 초회한정판 (일러스트 포함 버전) 으로 떨이 판매되는 안습한 현장도 봤다는 건... 뭐 어찌되어도 좋겠죠. (그러고 보니 하츠 그로우와 아프로마니아 모두 해체했네요. 하츠 그로우는 꽤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안타깝습니다.) 전반적으로 가게가 생긴지 얼마 되지 않아서 뭐랄까 약간 날티난다는게 솔직한 심정이였습니다.

가는 도중에 비가 주룩주룩 내리고, '정말 내가 야쿠시마를 볼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던 와중에 삼촌이 12;30 고속선 표를 사가지고 오시더라고요. 결국 탔습니다. 고속선은 후쿠오카 때랑 동일했습니다.

본편인 야쿠시마는 다음 회에 쓰도록 하죠.
giantroot:ليس هناك ما هو صحيح ، كل شيء مسموح به
Nothing is true, Everything is permitted.
 100번째 창문 by giantroot
ليس هناك ما هو صحيح ، كل شيء مسموح به Nothing is true, Everything is permit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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